- 제목나는 너는
- 글/그림김경신
- 면수38쪽
- 발행일2021.9.9.
- 크기217×217㎜
- ISBN9788992704861
- 가격15,000원
- 2022 문학나눔 선정
- 2022 볼로냐도서전 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내 안의 나, 그리고 보여지는 나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 중 작가는 16명을 골라 자전거경주라는 상황을 만들고 선수들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MBTI 유형을 16명의 선수에 접목하여 각자의 성격을 설정하고 그들에게 자전거경주의 한 장면 씩
할당해서 자신에 대해 말하게 합니다. 독자가 만나는 화자가 장면마다 달라지는 거지요. 저마다 다른 ‘나’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을 한눈에 보여주는 듯합니다.
자전거경주에서는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기도 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며, 누군가는 넘어지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힘들어하는 선수를 돕기도 하며, 누군가는 일등으로 들어오지요. 그리고 누군가는 꼴찌로
들어오며 마치 인생의 무대와도 같아 보입니다.
16인의 선수들은 자신의 장면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그 외의 장면에서는 주변인물로 등장해 그들 각자의 시간을 이어갑니다. 마치 자신의 삶에서 주연이자 타인의 삶에서 조연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처럼요.
더불어 내가 이야기하는 ‘나’와, 지인들이 ‘너’로서 바라보는 나는 같을 때도 다를 때도 있다는 뒷면지의 마무리를 통해 수많은 ‘나’들이 때론 화합하고 또 때론 불협화음을 이루며 살고 있는 이 사회의 근원적인
이유를 드러냅니다
김경신 작가(글,그림)
대학과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9회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면서 작가로 활동해왔습니다. 2012년에 미술치료사 과정을 공부하여 발달센터에서 심리치료와 발달장애인들에게 미술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눈이 시원해지는 자연 속 산책을 좋아하고, 허벅지가 타 들어갈 때까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더듬어 그림으로 그리는 시간은 매우 행복합니다. 맞이한 세상에서 좋아하는 것을
느끼고 즐기며, 또한 나의 생각과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해 속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그림책에 담고 싶습니다.
한강에서 조금은 느리게 자전거를 타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뒤에서 달려오던 라이더가 “빨리 갑시다.” 라며 앞으로 휙 지나가더군요. 자전거를 멈추고 벤치에 앉아 ‘느리게 자전거를 타던 나’와 그런 나에게
“너는 빨리 가야 한다.”라고 말하는 그 라이더, 그리고 지금 내 앞에서 자신의 동력에너지를 사용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저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달리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이 그림책이 시작되던
순간이었지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전거경주를 대하는 자세와 모습을 각각의 ‘나’로 그리기로 하고, 미술치료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 중 하나로 사용하곤 했던 MBTI 지표를 기준으로 16가지 성격 유형의
인물들을 만들었습니다.
미술치료사로 10년 넘게 일하며 ‘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누군가에게 어떠한 ‘너’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자주 만났습니다. 자전거경주를 인생을 비유하여 각각의
삶에서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 16명의 ‘나’를 통해 내가 바라보는 ‘나’와 ‘너’로서 보이는 내가 같을 수도 또 다를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나아가 주연이자 조연으로 우리는 저마다 연관된 삶을 살고 있음
또한 더불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김경신
자전거가 달리는 인생길, 그리고 완주에 보내는 응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든 타인이든 어쩌면 모두 해당될 수도 있는 말이 아닐까요? 미술치료사로 활동하던 작가는 ‘나’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어떠한 ‘너’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힘들어하는 경우를 자주 만났다고 합니다. 16장면으로 완성된 이 그림책에서는 매 장면마다 주인공, 즉 ‘나’로 표현되는 인물이 다릅니다. 자신의 장면에서
주인공이었던 ‘나’는 그 이외의 장면에서는 주변 인물로 등장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자신의 삶에서는 내가 주연이지만 타인의 삶에서는 조연인 우리들의 모습을 작가는 인물의
채도를 다르게 표현하여 시각적으로 투영시키고 있습니다.
김경신 작가와 만난 지 십 년이 지나 첫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MBTI유형 인물인 INFP형을 맨 마지막으로 경기를 마치는 장면에 두었다고 합니다. 편집자로서 기다리기에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화가로서의 삶과 결혼과 출산, 육아의 터널이 이어지는 중에서도 그녀는 마침내 이 길을 완주해냈습니다. 책에서 ‘챔피언’을 들고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를 응원하는 ‘너’의 마음이 작가를 향한 편집자의 마음과
다를 바 없습니다.
『나는 너는』의 꽃을 피우는 파라텍스트
매 장면마다 달라지는 화자의 구분을 돕기 위해 디자이너는 글 텍스트 ‘나는’의 타이포를 해당 장면에서 주인공이 입은 상의의 색깔로 표현했습니다. 더불어 경기가 시작되고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자전거가 달리는
속도가 느껴질 수 있도록 타이포 기울기의 각도를 크게 해 속도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앞뒤 표지는 제목의 의미가 가장 잘 닿을 수 있도록 내가 나를 보는 ‘나는’의 의미로 정면, 타인이 나를 보는 ‘너는’의
의미로 뒷면을 배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 휠의 느낌이 더 잘 나타나도록 은박을 가공하는 등의 파라텍스트는 그림책의 의미를 깊고 넓게 전달하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