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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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 한기현
  • 그림한기현
  • 면수40쪽
  • 발행일2016.6.9.
  • 크기227×308㎜
  • ISBN9788992704502
  • 가격12,000원
  • 출판저널 선정 이달의 그림책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선정 으뜸책
  •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오픈키드 선정도서

친구관계에서 주목 받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판타지를 통해 펼쳐낸 그림책

꽃을 한아름 안은 채 두 눈을 살포시 감고 있는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돼지가 꼬끼오~ 얼룩말이 어흥!”이라고 노래 부르며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아이에게 이파리 요정은 잘난 척하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빨간 꽃이 피어나는 요술 드레스를 권합니다. 꽃을 너무많이 피우면 안 된다는 당부와 함께요. 요술 드레스를 입은 아이가친구들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짓말을 하니, 진짜로 꽃이 퐁퐁 피어나고 또 친구들이 다가옵니다. 신이 난 아이는 그만 요정의당부 따위는 잊어버린 채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꽃은 덩달아 많이 피어나지요. 하지만 많아진꽃의 수만큼 가시가 생기고 자라나자 친구들은 아이를 혼자 남겨두고 모두 떠나버리고 맙니다.

슬픔에 빠진 아이에게 요정은 친구들을 칭찬하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드레스를 다시 건넵니다. 아이는 달콤한 거짓말로 친구들을 칭찬하며 자신에게로 다가오게끔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꽃을 너무 많이 피우고 말았습니다. 꽃이 지나치게 많아지자 지독해진 향기로 냄새가 역겨워 친구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아이는 또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요정은 마지막으로 친구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요술 드레스를 줍니다. 새 요술 드레스를 입고 친구들의 속마음을 알게 된 아이는 그 속마음들을 부풀리고 왜곡 하여 이쪽 저쪽으로 마구 전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친구들이 서로 미워하고 사이가 멀어져 모두가 자신처럼 혼자가 되어버리자, 아이는 마냥 통쾌해 합니다. 하지만 드레스의 넝쿨들이 점점 더 자라나 아이는 깜깜한 어둠 속에 갇혀 빠져나올 수가 없게 되고 말지요. 한참의 시간을 두려움 속에서 보낸 아이는 마침내 깨닫게 됩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자신이 가져야 할 것은 가시가 많은 빨간 꽃도, 향기로운 꽃들도 아닌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이라는 것을.

한기현 작가(글,그림)

르네 마그리트가 그림을 공부했던 벨기에의 브뤼셀왕립예술아카데미일러스트레이션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고 그리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고, 그 시절의 잔상은 어른이 된 작가를 동화의 세계로 인도했으며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공감하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어린 시절, 나의 눈에만 보이는 요술 드레스가 있었습니다. 말로써 지어진 그 요술 드레스는 나를 실제보다 멋있고 훌륭한 아이로 만들었고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 했지만, 진실 앞에서는 가시옷이 되어버렸고, 때로는 나를 커지고 부풀려지게 해 본래의 내 모습과는 점점 멀어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말의 힘 앞에서 책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새카맣게 물들어 괴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요술 드레스를 마음의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그림을 그리고 쓰는 사람으로서 다시 그 옷장을 열어보았고 이 책을 지었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작업의 시작점에서 ‘거짓말’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 고민할 때 눈에 띈 것은 풀이었습니다. 한 포기의 뿌리가 두 포기, 열 포기로 뻗어나가는 풀의 번식력이 거짓말의 그것과 닮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요술 드레스를 아이에게 권하는 이파리 요정이 태어났습니다. 친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마음을 얻기 위해 한 송이, 두 송이 피워내는 아이의 거짓말은 ‘관계’와 맞닿아있습니다. 그것은 친구들과의 관계이기도 하고 또 자신과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아이는 어쩌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친구와의 관계를 만들고 자신을 키워가는 삶의 여정에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 아이들을 진실의 길목으로 이끄는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꿈꿉니다. – 한기현

삼 년 전, 조심스럽게 글로연을 노크한 한기현 작가는 졸업작품이라며 한 권의 더미북을 내밀었습니다. 그녀의 더미에서 눈에 띈 것은 무엇보다도 그림을 표현하는 기법의 독특함이었습니다. 풀잎과 레이스, 그리고 사진의 이미지들을 판화와 전사로 표현하고 거기에 드로잉을 더한 그림들은 신선하게 다가왔고, 책으로 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특히 책의 시작부분에서 주인공이 돼지가 ‘꼬끼오’ 얼룩말이 ‘어흥’ 하는 노래를 부르는 이 장면은 첫 더미에서부터 책으로 출간될 때까지 한 번의 수정도 논한 적이 없었을 정도로 제가 좋아했던 그림입니다. 주변을 재미있게 만들고 친구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의 내면이 살짝 엿보이기도 하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꽃이 피어나는 요술 드레스를 입어보라며 아이를 꼬드기는 이파리 요정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아이에게 권하는 드레스의 성격이 달라질 때마다 요정이 입은 드레스도 다르게 표현되는데, 이는 책 속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아주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끊이지 않는 거짓말로 너무도 많은 꽃을 피운 아이가 꽃만큼 많아진 가시에 찔리고, 고약한 냄새 속
에서 혼자 외롭게 남겨지게 되는 장면은 분홍과 노란색을 주로 하여 거짓말의 허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자신을 떠나간 친구 모두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화난 마음에서는 검정색을 사용하여 거짓말의 실상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색깔의 흐름을 눈 여겨 보는 것도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마지막 장면에서 친구들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의 순수한 모습과 책 표지에서 보여주는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있는 아이는 제목인<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 말해주는 또 하나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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