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소리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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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피아노 소리가 보여요
  • 명수정
  • 그림명수정
  • 면수40쪽
  • 발행일2016.1.18.
  • 크기227×308㎜
  • ISBN9788992704496
  • 가격17,000원
  • 제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 2017 KBBY 선정도서
  • 2017 아침독서운동 선정도서
  • 출판저널 선정 이달의 그림책, 오픈키드 선정도서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선정 으뜸책

청각장애를 가진 독자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피아노 음악을 시각화한 책

그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피아노’라는 존재는 어떻게 여겨질까? 그리고 그들에게 피아노 음악은 어떻게 상상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그들에게 피아노 음악을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고자 이 책은 기획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피아노는 그저 나무 상자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표현으로 첫 페이지는 시작됩니다. 전체적인 배경이기도 한 어두운 바탕은 소리에 대한 경험 없음과 답답함을 상징하면서도, 피아노의 주재료인 나무의 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표지를 들추면 마치 피아노 뚜껑을 연 듯한 느낌을 앞면지의 이미지를 통해 접할 수 있게 하여, 독서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가미하였습니다.
본문에서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중 ‘아리아’ 와 1번에서 4번까지 총 다섯 곡의 피아노 연주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QR코드를 통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흐르면 피아노는 점점 아름답게 변해, 마지막 곡에 이르면 마침내 아주 멋진 음악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악기가 됩니다. 또한 ‘새의 날갯짓’을 음악으로 느낀다는 청각장애인의 인터뷰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연주가 더해짐에 따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으로 그들이 느끼는 음악을 표현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은 일반 독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배려되었습니다. 첫째, 해당 음악의 연주가 녹음된 전체 수록 곡 QR코드가 책의 시작 부분과 뒤 표지에, 각 곡이 담긴 QR코드가 각 곡의 시작 쪽에 편집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그 음률이 시각적으로 표현된 그림책을 보는 것은 독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둘째, 시각적으로 표현된 음의 이미지를 손으로 만져 촉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가공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편집 상의 배려를 통해 시각적으로 음의 영롱함을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를 가진 독자들은 그들의 예민한 손 끝으로 그 음률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명수정 작가(글,그림)

이화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세상 모든 음악에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함께 춤출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글랜 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던 작가는 소리에서 소외된 삶을 사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음악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음악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기 위해 1년 동안 청각장애인들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과 마음을 쏟으며,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을 했습니다.

이 그림책을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음악이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에게 피아노란 어떤 존재일지, 그들이 상상하는 피아노 소리는 어떨지 생각해 보며, 피아노의 아름다운 소리를 그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청각장애인분들을 좀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수화를 배웠고 그들에게 소리가 어떻게 여겨지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들에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그들이 느끼는 세상도 오감을 다 느끼는 일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들이 상상하는 피아노의 소리도, 그들의 느끼는 생활 속 소리들도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눈으로 보여주고 싶은 피아노 음악으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선택한 것은 이 곡에서 제가 많은 위안과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 명수정

듣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음악을 이미지로 전달해주고 싶다는 명수정 작가의 시각에 일차적으로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어떠한 표현법을 고민하는 것보다도, 더 많이 더 깊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계’에 대해 알아가기를 바랬습니다. 1년여의 시간 동안 ‘그 세계’를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다시 캔버스에 앉은 그녀는 바흐의 음악을 어두운 나뭇결의 바탕 위에 영롱한 음률의 방울들이 춤추듯 흐르는 그림으로 완성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아픈 부분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때론 마음이 아팠다가, 또 머리도 아파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우선적으로 청각이 아픈 분들을 위한 음악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음악 그림책입니다. 이 책 한 권에는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감각을 다 동원할 수도, 또 가능한 감각만으로도 즐길 부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춤출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이 책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