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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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어느 날 아침
  • 글/그림이진희
  • 면수54쪽
  • 발행일2012.12.14.
  • 크기233×265㎜
  • ISBN9788992704427
  • 가격14,000원
  • 저작권 수출 국가: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 한국어린이교육문화협의회 으뜸책 선정
  • 출판저널 선정 이달의 책
  •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 학교도서관사서협회 선정도서
  • 한국간행물협의회 발행 <책&> ‘우리 그림책을 만나다’에 소개

상실의 아픔을 자연의 섭리에 빗대어 오차 없이 다가올
긍정의 미래로 위로하는 아름다운 그림책

어느 날 아침, 한 쪽 불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사슴은 깊은 슬픔에 빠지지요. 그러나 기운을 차려, 뿔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사슴은 과연 잃어버린 뿔을 찾을 수 있을까요? 뿔을 잃어버린 사슴의 이야기는 더없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새벽안개를 뿌려놓은 것처럼, 환한 꽃들을 던져놓은 것처럼, 그리고 밤의 속삭임을 옮겨놓은 것처럼 마주하는 장면마다 황홀하기 그지없습니다.

그에 덧붙여 내용의 흐름에 맞추어 보여주는 글자간 긴 띄어쓰기의 디자인은 파격적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읽어갈수록 내용을 깊게 전달해주는 장치로서의 디자인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독자들은 새롭고도 창조적인 읽기 리듬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진희 작가(글,그림)

따뜻한 5월의 사슴을 좋아하는 이진희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제1회 CJ 그림책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에 선정되었으며,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책 읽어 주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작은 위로가 되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모습은 그림 속 사슴과 많이 닮았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보편적인 아픔들.

스물아홉과 서른 사이, 제게도 그런 시간들이 지나갔고
마음을 지켜내기 위해서 때로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길을 걸으며 스쳤던 많은 생각들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날들 가운데,
하얗고 다정한 사슴은 저와 함께 울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길을 떠나 여행을 하며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지요.

그림책 속 사슴이 완전한 공간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
숲속의 유리집은 사실 불완전하고 연약한 공간입니다.
어느 날 아침, 용기를 내어 유리집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난 사슴처럼
저 역시 혼자만의 방에서 나와 많은 친구들을 만나며
우리가 겪는 아픔과 고통에 대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마음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미풍과 서늘한 공기,
슬픔과 기쁨이 연결된 모호함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종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따뜻할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과
나의 작은 아픔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다정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저를 위로해주던 하얀 사슴이
‘어느 날 아침’을 읽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상실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진희 작가가 그림을 그린 첫 책은 <책 읽어 주는 할머니>이다. 이 책은 나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편집자가 되어 만든 첫 번째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의 뜰에 발을 디디며 그 처음을 함께한 그녀와는 늘 만날 때마다 첫사랑과의 약속을 되뇌듯 주고받는 말이 있었다. 글과 그림을 함께 쓰는 온전한 ‘이진희 작가의 그림책’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책 읽어 주는 할머니>가 이미 여러 기관에서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고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지만 작가 스스로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하기에 편집자인 나는 작가로서 미련이 없을 그림책을 만들어 주고 싶었고 이번에 출간한 <어느 날 아침>이 그 역할을 어느 정도는 다 한 것 같아 흐.뭇.하.다.

아름다운 뿔을 가진 사슴이 있었다. 그러나 그 아름답던 뿔 하나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면? 이는 이 책의 시작점이기도 한 부분이다. 사슴의 뿔은 떨어져도 다시 솟아나는 것이고, 달은 반쪽뿐만이 아니라 다 없어지고 다시 차오르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처럼 당연한 자연의 섭리에 빗대어 작가는 우리에게 오차 없이 찾아올 긍정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나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과장과 무리가 없다. 올 것이 오는 것임에도 우리가 노력해야 함을 뿔을 찾아나서는 사슴을 통해 보여준다. 사슴이 여행에서 만나는 친구들 또한 그들이 경험한 상실의 순간을 기억하며 사슴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자 사슴은 반쪽을 잃어버린 달을 위로하며 주변의 아픔을 보듬어나갈 마음의 여유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나 남은 뿔마저 떨어지는 순간에도 사슴은 슬픔을 보이지 않는다. 덤덤하게 떨어진 뿔을 가방에 넣은 채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이미 집을 떠날 때와는 다른 사슴이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다시 솟아나고 있는 두 개의 뿔은 앞으로 더 아름답고 단단한 사슴이 될 것임을 말해준다.

뿔을 잃어버린 사슴의 이야기는 더없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진다. 때론 새벽안개를 뿌려놓은 것처럼, 때로는 환한 꽃들을 던져놓은 것처럼, 그리고 때로는 밤의 속삭임을 옮겨놓은 것처럼 마주하는 장면마다 황홀하기 그지없다.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고 치유하며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다양한 그림 톤으로 차분하면서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표현의 섬세함에서 몰입과 집중을 들숨과 날숨으로 대신한 작가의 호흡이 느껴진다.
그에 덧붙여 내용의 흐름에 맞추어 보여주는 글자간 긴 띄어쓰기의 디자인은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읽어갈수록 내용을 깊게 전달해주는 장치로서의 디자인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독자들은 새롭고도 창조적인 읽기 리듬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그림과 절제된 글, 그리고 그 글자들을 호흡하듯이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디자인의 조화로움은 원래부터 하나인 듯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읽고 감상하는 그림책,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 작품집으로서의 모든 깐깐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된다.

뿔을 잃어버린 사슴의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상실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눈곱만큼의 오차 없이 다가올 긍정의 미래를 확신하고 서로 따뜻함을 나누며 삶을 대해나간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