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괜찮아, 나의 두꺼비야
- 글/그림이소영
- 면수50쪽
- 발행일2022.3.14.
- 크기232×307㎜
- ISBN9788992704915
- 가격17,000원
- 세종도서 선정 (2022)
-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3)
- 밀레페이지 상 수상 (2021)
사랑하는 친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을 때∙∙∙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
깊은 숲속 연못가에 오랜 친구인 흰 두꺼비 하양과 빨간 두꺼비 빨강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아주 많이 달랐어요. 명랑하고 사교적인 하양은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빨강은 집에서 조용히 혼자 보내는 시간을 더 좋아했어요. 하지만 빨강은 하양이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과 더 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빨강은 하양이 동의도 없이 멀리 있는 친구를 둘이 함께 사는 집에 초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났어요. 사실 하양이 새 친구를 맞이하는 마음에 즐거움이 가득했기 때문에 시샘이 더해진 거예요. 날이 갈수록 감정이 악화되어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빨강은 하양에게 “그래! 가 버려!” 라며 옆에 있던 돌을 던지고 말았어요. 그 돌에 하양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자, 빨강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관계의 경계선을 넘어가며 몰아붙이는 빨강의 독점적인 사랑과 그에 따른 죄책감을 재치 있게 보여주는 흔치 않은 그림책입니다. 과연 빨강은 하양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이소영 작가(글,그림)
한국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그림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립니다. 『겨울 별』, 『여름,』, 『여기, 지금, 함께』 등 다수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으며, 『휘파람 친구』, 『마음 안경점』, 『편의점』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자 너머』를 통해 201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파란 아이 이안』 은 2018년 IBBY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책’, 『굴뚝귀신』은 2019년에, 『여름,』은 2021년에 BIB 한국 출품작과 2021년 화이트레이븐스에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도, 자신을 더 드러내기도 하면서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께하기 위해서, 그리고 감정적으로 관계가 틀어지지 않기 위해서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더 지혜로운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10에 1번쯤 감정이 폭발하기도 할 거예요. 어른들을 아마 알 겁니다. 나쁜 감정을 토해내고나면 시원하기 보다는 더 큰 후회와 자책이 밀려온다는 것을요.
날 좋은 어느 일요일, ‘나’의 입장에서 생각한 오해와 상대에 대한 원망이 커져 무작정 집에서 나왔습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작업실로 갔습니다. 마침 가수 김민기 님의 ‘작은 연못’이 컴퓨터에서 흘러나왔고, 책상 앞에는 딱히 이유 없이 그려 놓은 두 마리 두꺼비가 있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붕어들이 살고 있는 작은 연못이 계속 행복하고 맑게 유지되어, 두 붕어가 계속 사이 좋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나의 폭풍 같던 나쁜 감정들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앞에 있던 두 마리 두꺼비의 이야기를 단숨에 그려 나갔습니다.
질투, 화, 분노의 감정은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원하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빨간 두꺼비도 하얀 두꺼비와의 행복한 생활을 진심으로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겪는 감정의 고통이 있었겠지요. 폭풍 같은 감정의 종착지가 평화이길 원하지만, 그 감정이 잘못 밖으로 나오면 전쟁이 되곤 합니다. 빨강이 그릇되게 표출한 감정적 행동, 그로 인한 후회, 상처, 죄책감 속에서 어떻게 헤어나올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그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는 빨강이 될 테니까요. 뉘우침, 용서, 화해의 과정으로 빨강과 하양의 우정이 더 단단해지길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붕어 두 마리가 깨끗한 연못에서 더불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이소영
출간과 동시에 프랑스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림책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된 이소영 작가의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현지의 언론과 방송, 그리고 서점가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파리에 위치한 어린이청소년책 전문 서점인 밀레페이지(Millepages)에서 서점인들이 뽑는 ‘밀레페이지 상’을 수상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이 책에 주목했던 요소는 어린이문학에서 흔히 다루지 않는 주제인 죄책감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유머와 생동감 넘치는 그림 표현이었습니다. 이는 그림책작가 이소영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전개와 표현 능력에 대한 인정이자 찬사이며, 한 명의 한국 그림책작가가 프랑스에서 현지의 큰 호응 속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뚜렷하게 펼쳐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질투, 폭력, 후회 등 불편한 감정에 대한 거침없는 전개로 만들어가는 전향적 관계
활발하고 사교적인 흰 두꺼비 하양과 조용하고 혼자의 시간을 즐기는 내향적 성격인 빨간 두꺼비 빨강, 그 둘이 서로를 향하는 마음은 하나입니다. 바로 사랑! 그러나 그들이 가진 그 감정은 외부와의 관계로 인해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우리들이 흔히 그런 것처럼. 빨강과 하양의 싸움이 극에 달했을 때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던 빨강으로 하여금 작가는 머뭇거림 없이 옆에 있던 돌을 던지게 합니다. 하양을 향해 던진 것이 아님은 그림책에서 하양이 떠나는 방향과 빨강이 돌을 던지는 방향이 서로 다름을 보고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사건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걸 이 책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필 그 돌에 하양이가 맞고 병원으로 이송되거든요. 작가는 빨강의 상황을 여기에서 더 몰아붙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 주지 않는 금붕어를 보곤 또다시 화를 내거든요. “모두 나를 무시하지! 너도 똑같아! 저리 가 버려!” 라면서요.
다름과 차이 속에서도 더 중요한 관계의 가치를 생각하다
이때부터 어떤 독자는 빨강을 난폭한 성격을 가진 문제아로 보게 될 거예요. 어쩌면 자책 속에서 괴로워하는 빨강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관용을 베풀어주고 싶을 수도 있고요. 서로 다른 두 존재가 만나 우정과 사랑을 쌓아가다 보면 다르기에 생길 수 있는 즐거움도 있고, 또 다르기에 생길 수 있는 갈등도 있겠지요. 그 갈등의 최고점에서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작가가 과감하게 드러낸 이유는 아마도 빨강과 같은 이들에게 문제아의 낙인을 찍기보다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 그들이 저지른 잘못을 진정으로 용서 받고, 그 과정에서 빨강 역시 스스로를 용서하며 더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우리를 근원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