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 박병선
- 글공지희
- 그림김지안
- 면수168쪽
- 발행일2011.12.24.
- 크기155×207㎜
- ISBN9788992704342
- 가격13,000원
- 소년한국일보 우수어린이도서상 수상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원 선정 ‘으뜸좋은어린이책’
- 서울시교육청 추천도서
- 아침독서 추천도서
- 학교도서관저널 선정 2012 올해의 책
- 출판저널 선정 ‘이달의 책’
박병선 박사의 구술 인터뷰를 통해 담아낸 박병선 박사의 일대기로 박병선 박사가 직접 추천한 책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임을 증명하고, 강탈당한 외규장각 의궤 297권을 찾아 이 땅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데 평생을 바친 박병선 박사.
이 책은 ‘한국의 딸’ 박병선이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으로 불리어지기까지의 전 생애를 담고 있습니다. 박병선 박사가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역사학자로서 걸어온 치열한 삶의 면면과 조국애가 독자들의 가슴에 생생하고 절절하게 다가섭니다.
외규장각 의궤가 이 땅에 돌아오는 것을 지켜본 박병선 박사는, 2011년 11월 23일 우리 곁을 떠나 영면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박병선 박사의 전 생애를 관통하고 있는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과 집념이 응축된 ‘박병선 유전자’는 이 책을 통해 다음 세대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입니다.
공지희 작가(글)
2001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하였고, 2003년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착한 발자국』 『마법의 빨간 립스틱』 『영모가 사라졌다』 『알로알로 내 짝궁 민들레』 『이 세상에는 공주가 꼭 필요하다』
『멍청이』 『백남준』 등이 있습니다.
김지안 작가(그림)
제1회 CJ 그림책상 일러스트레이터 선정됐으며, 그린 책으로는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 짓기』 『페르코의 마법 물감』 등이 있습니다.
몇 달 전 파리, 박병선 박사님 곁에 머물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나온 이야기를 두런두런 들려주시던 자상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온 시간을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옛 기억에 해맑은 웃음 지으시던 아이 같은 얼굴을 잊지 못합니다. 그토록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생을 다해 보여 주시고도 마저 해야 할 일 걱정으로 마음 졸이시던 열정이 지켜보던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셨습니다.
박병선이란 이름은 영원한 등불로 우리 모두 안에 살아 비추일 겁니다.
만나 뵙는 동안 내내 행복했습니다.
– 공지희
돌이켜보니 저는 어느샌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란 생각에는 의심이 없습니다.
저는 저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제 발로 걸어가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존경하는 박병선 박사님처럼.
– 김지안
누구나 새로운 하루하루를 맞으며 삽니다. 그리고 그 하루들이 꿰어져 한 평생의 삶이 되지요. 박병선 박사님의 삶은 우리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한 평생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한 편의 모범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박병선 박사님의 업적을 ‘직지 고증’, ‘외규장각 의궤 연구’ 등의 단어 몇 개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단어 몇 개의 가치는 참으로 엄청난 것이며, 그 업적을 이루기 위해 박사님은 자신의 삶을 다 바치셨습니다. 이는 박사님께서 스스로 이끄신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삶을 존경하고 우러러보게 됩니다.
박병선 박사님께서 늘 즐겨 하시던 말씀은 “시작하면 그 끝을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이지만 이를 박사님의 삶에 대입해보면 그 말의 가치를 새삼 되뇌게 됩니다.
박사님께서는 병상에 계시면서도 이 책에 대한 애정으로 마지막 힘을 아끼지 않으시고 여러 기억을 꺼내어주셨습니다. 20여 일 동안 매일 병실로 찾아간 공지희 작가에게 “시간이 없으니 얼른 얼른 하자”하시며 당신의 갈 길을 예감하신 듯 1분 1초의 시간을 아까워하셨습니다.
이 책을 준비할 때 뵈었던 박사님께서는 파리 시내에서 맛있는 점심을 사주실 만큼 건강하셨는데 책이 나오는 지금은 현충원에 잠들어 계십니다. 슬픈 마음을 묻고 정성을 다해 만든 책을 박사님께 바칩니다.
“내 삶의 이야기가 작은 불씨가 되길”
나는 멀리 이곳 프랑스에 살고 있지만, 내 조국 대한민국의 미래인 어린이 여러분에게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여러분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혹여나 수많은 과외 활동과 촘촘히 짜여진 바쁜 일상으로 인해 여러분 안에 따뜻한 꿈과 희망보다 차가운 지식만 채워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들기도 합니다.
나는 여러분이 언제나 밝고 건강하길 바라며 늘 사랑이 가득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더불어 나는 여러분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바르게 익히고,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키고 가꿔주길 바랍니다.
한국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매우 안타까운 순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들이 전쟁으로 인해 불타버린 일이나 다른 나라의 병사들이 우리나라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 서책과 유물들을 약탈해간 일 등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나는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더 오래 살았습니다. 그 덕분에 프랑스에 있는 한국의 고서들과 귀한 자료들을 발견하고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 나라의 역사를 바로 알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깨닫게 될 때의 그 즐거움과 뿌듯함은 늘 나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습니다. 또한 이 곳 프랑스에서 직지심체요절을 고증하고 어두운 창고 안 먼지 속에 묻혀 있던 외규장각 의궤를 다시 찾았을 때, 나는 무한한 감동과 감사함으로 벅차오르는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한순간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묵묵히 내 길을 걸어왔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크고 작은 꿈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고 싶을 것입니다. 그 꿈을 그리며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 때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과 난관이 여러분 앞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여러분은 끝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떻게 꿈을 키웠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내 삶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되길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쓰기 위해 이곳 프랑스까지 직접 찾아와 준 공지희 작가와 정성껏 편집해 출판한 출판사 글로연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박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