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너는 어떻게 보여?
- 글/그림김은진
- 면수52쪽
- 발행일2025.6.24.
- 크기172×172㎜
- ISBN9791193279090
- 가격17,600원
페이지를 접고 펼치며 알아가는 ‘나’와 ‘너’의 다른 시선
나는 조심성이 많아서 뭐든 천천히 하는데, 친구들은 나를 보고 답답하다고 한다면? 나는 언제나 열심히 하는데, 내 짝꿍은 나한테 욕심쟁이라고 한다면? 나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데, 엄마는 하나라도 잘하라고 한다면? 이 책은 관계 속에서 흔히 일어나는 시선의 차이를 접고 펼치는 구조를 통해 한눈에 보여줍니다. 자기 중심성이 강한 유년기에는 나와 상대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해 소통과 관계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해요. 뭐든 천천히 하는 게 침착한 걸까요? 아니면 답답한 걸까요? 과연 정답은 있을까요? 하지만 그런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보다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거예요. “너는 어떻게 보여?”라고 물으면서 말이죠.
김은진
그림책을 만들며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납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몰랐던 어른들의 마음과 잊고 있었던 아이의 마음을 그림책에 담고 싶습니다. 예전에 어린이였던 그리고 현재 어린이인 모두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이야기를 그립니다. 지은 그림책으로는 『아, 어쩌란 말이냐!』가 있으며 『언니를 만나는 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열한 명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는 같지 않아서 때로는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가 싹트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말은 나를 작게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말은 내가 미처 몰랐던 내 안의 좋은 면을 발견하게 해 주기도 하지요. 느림 속에는 신중함이, 산만함 속에는 넓은 감각이, 조용함 속에는 깊은 울림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중한 빛을 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모습은 단 하나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누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은 결국 우리 모두가 가진 여러 면과 닮아 있기도 합니다. 때로는 서로를 오해할 때도 있지만,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바라본다면 그 다름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너는 어떻게 보여?” 이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타인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작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힘이 자연스럽게 자라고
열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해 페이지를 접은 상태에서는 주인공인 나의 입장을, 펼친 상태에서는 상대의 입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그림책 형식은 아이들에게 서로가 가진 시선의 차이를 선명하게 알려 줍니다. ‘나는 도와준 건데, 단비는 왜 참견한다고 할까?’처럼 관계에서 생기는 부딪힘을 책 속에서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거든요. 어린 독자들에게 책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건네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자연스럽게 자랄 거예요.
“너는 어떻게 보여?” 정답 대신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그림책
“어, 내 이야기인가?”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열한 개의 에피소드는 자기 중심적 사고가 강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쉽지만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면 “너는 어떻게 보여?”라는 물음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에 살며시 귀 기울이는 모습을 제시하지요. 스스로와 타인에 대한 이해를 더해 가며 싹트는 소통의 씨앗은 우리 아이들이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속에서 보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인격체로 자라나게 도와주지 않을까요?
자유로운 그림으로 아이들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
아크릴과 과슈를 통해 표현된 거칠고 따뜻한 질감의 그림은 기쁘면 웃고, 무서우면 소리치고, 속상하면 입을 삐죽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과장되면서도 사랑스럽게 창조해 냈습니다. 배경보다 인물에 집중해 생동감 있는 선과 색을 이용해, 서로 대비되는 아이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희와 긴장, 상상과 소외 등의 감정이 혼재하는 어린이의 내면 세계를 익살스런 표정과 자유로운 그림체로 담아내어 어린 독자들에게 자신과 친구를 만나는 듯한 공감의 책 읽기를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