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귀신안녕
- 글/그림이선미
- 면수40쪽
- 발행일2018.7.28.
- 크기236×237㎜
- ISBN9788992704625
- 가격13,000원
- 일본 MOE 서점인 추천 도서 (2019)
- IBBY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책 한국 출품작 (2022)
- 아침독서 추천도서 (2019)
- 서울시 어린이도서관 권장도서 (2019)
- 출판저널 선정 이달의 책
밤이 무섭기만 한가요?
깜깜한 밤이 되면 이불 속에 들어가 꼼짝도 못하는 아이. 목이 말라도,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아이는 꾹 참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둠 속에서 귀신이 서성거리고 있을 것만 같아 너무 무섭기 때문이지요. 하루도 아니고 이틀도 아니고 매일 귀신을 겁내던 아이는 자신이 왜 귀신을 무서워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이불을 박차고 어둠의 세계로 나옵니다. 그리고 왜 귀신을 무서워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 해결해나갑니다. 귀신의 뾰족한 손톱을 깎아주고 헝클어진 긴 머리를 자신처럼 양 갈래로 묶어주면서요. 그렇게 하고 나서 큰 숨을 들여 쉬고 귀신을 마주봤더니, 무섭지 않고 그냥 친구처럼 보이는 거예요.
“우리 귀신놀이 할까?” 귀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아이는 귀신에게 같이 놀자고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귀신처럼 풀어헤치고 진짜 귀신을 향해 무섭게 다가갑니다. 이런 아이의 모습에 어이가 없는 귀신은 평소보다 더 무섭게도 해보지만 더 이상 아이는 겁을 먹지 않습니다.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라니! 귀신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만 하겠지요? 화가 난 귀신은 자신을 무서워할 또 다른 아이를 찾아 떠나고 맙니다.
귀신이 사라진 밤, 귀신에 대한 두려움을 모두 떨쳐버린 아이는 이제 깜깜한 밤이 아니라,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으로 밤을 맞게 됩니다.
이선미 작가(글,그림)
이선미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감성에 몰입하여 이야기 씨앗을 찾아 그림책으로 재미있게 키워냅니다. 이 책에서는 귀신이라는 실체 없는 두려운 존재에 대해 오랫동안 겁먹고 있던 아이가 귀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공포를 이겨내는 과정을 귀엽고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 동안 펴낸 책으로는 「나와 우리」, 「어느 조용한 일요일」, 「수박만세」가 있으며, 여러 나라에 작품이 수출되었습니다.
밤하늘 속 별의 아름다움을 늦게 알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밤을 너무 무서워했기 때문에 밤하늘을 찬찬히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거든요. 밤만 되면 귀신이 나타날까 봐 무서움에 오들오들 떨었던 어린 저는 어른이 되자, 그 두려움은 결국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무서운 존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에 다가가 정면으로 마주하고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되었어요. 무서움이란 잘 모를 때 머릿속에서 더욱 더 커지니까요. 이 책을 만드는 동안 귀신을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나가면서 귀신에 대한 무서움을 유쾌하게 극복하는 주인공 아이의 모습에 저도 많이 웃었고 즐거웠습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밤이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으로 다가가기를 빕니다.
– 이선미
파란 색 표지 위에 보일 듯 말 듯한 투명글씨의 제목 <귀신안녕>은 ‘귀신’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함축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있다고 할 수도, 또 없다고 할 수도 없는 귀신에 대해 아이들이 가지는 공포를 이 책만큼 재미있고 산뜻하게 풀어낸 책은 아마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요? 자신을 움츠리게 만드는 존재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하고 즐겁게 극복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무서움을 극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선미 작가는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오마주하며, 파란색의 밀도와 명암, 면의 변화를 이용해 귀신에 대해 아이가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이 심화되고 해소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흠뻑 드러냅니다. 책 속에서 아이가 겪는 두려움, 그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충만, 무서움과 동시에 이는 호기심, 그리고 안도와 놀이의 즐거움 등과 같은 감정이 파란색의 배경으로 잘 전달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더불어 흰색 선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그림과 배경의 밸런스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이 책이 귀엽고 유쾌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안도감을 줍니다. 글자가 반쯤 가려져 으스스하게 보이는 타이포 디자인은 귀신이라는 소재와 일체화되어 텍스트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너머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밤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주인공처럼 독자들 또한 이 책과 더불어 무서움을 향해 이제 그만 “안녕!”이라고 인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그 시절의 공포 나를 단련시킨 힘 – 시사인, 2018년 11월 03일(토) 제5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