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용한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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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어느 조용한 일요일
  • 글/그림이선미
  • 면수52쪽
  • 발행일2017.6.17.
  • 크기286×158㎜
  • ISBN9788992704533
  • 가격14,000원
  • 2018 아침독서 추천도서
  • 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감정과 관점의 다양함을 간결하고 위트 있게 보여주다

화창하고 평화로운 일요일, 분홍색 페인트 통이 지붕에서 떨어지며 일어나는 한바탕 소동을 통해 그와 관련된 여러 인물들이 느끼는 관점의 다양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글 없이 이미지만을 통해, 지붕을 칠하기 위해 올려놓은 페인트 통이 바닥으로 쏟아지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순차적으로 보여줍니다. 쏟아진 페인트로 인해 벌어지는 일이니만큼, 페인트 색인 분홍에 포인트를 두고 페인트를 제외한 모든 그림은 검정색의 절제된 드로잉으로 표현되어 페인트가 쏟아지고 번지고 튀겨나가는 모습들을 보다 더 역동적으로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글이 함께 등장하는 뒤편에서는, 앞에서 보여준 전체 이미지들과 더불어 등장인물 하나씩의 시선으로 그들의 입장에서 맞게 되는 그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아이, 엄마, 아빠, 이웃집 할머니 등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자신들의 이야기는 동일한 한 가지의 사건을 여러 관점에서 풀어내어 어떠한 일이든 사람에 따라 모두 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선미 작가(글,그림)

이선미 세종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행복한 그림책 작가를 꿈꾸며 즐겁게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따돌림에 대해 ‘나’와 ‘우리’의 입장에서 각각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간 작가의 첫 그림책 <나와 우리>는 세종도서 및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국가인권위원회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책 <수박만세>에서도 관계의 관점과 공감에 대해 이야기했던 작가는 <어느 조용한 일요일>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관점에 대해 탐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말괄량이 삐삐’가 마룻바닥에 물을 쏟은 뒤 신발에 솔을 달고 쓱싹쓱싹 철퍽철퍽 신나게 바닥을 닦는 모습은 어린 시절의 제게 즐거움을 넘어 부러움을 주는 장면으로 남아있습니다. 비 온 후에 생긴 물웅덩이만 보면 폴짝 뛰어들어 마음껏 철퍽거리면서 놀고 싶었지만, 옷이 흙탕물로 범벅이 되면 엄마한테 혼날 것이라는 걱정은 어린 저로 하여금 물웅덩이를 피해서 다니게끔 했거든요. 이런 기억이 선명한 것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일까요? 어느 조용한 일요일, 지붕에서 페인트 통이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저는 물웅덩이나 물감을 보면 마음의 경계 없이 철퍽거리며 놀고 싶은 과거의 저를 포함한 아이들의 바람을 일차적으로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페인트를 튀기고 찍으며 철퍽대면서 신나게 노는 아이의 모습에서 뿜어 나오는 짜릿한 즐거움과 더불어, 똑같은 순간을 마주한 각각의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의 다양함이 이 책을 만나는 모든 분들께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 이선미

페인트를 질퍽하게 밟고 논다면? 일상에서 금기시될 법한 이런 놀이들을 이 그림책에서는 스스럼없이 당당하고 속도감 있게 이미지로 표현하여, 놀이에 대한 아이들의 억눌린 욕구를 유쾌하게 발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지 스토리텔링이 끝난 뒤 텍스트를 통해 여러 등장인물의 각각의 시선을 이야기함으로써, 감정과 인식의 다양성에 대해 재미있고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전작인 <나와 우리>, <수박만세>를 통해 작가가 보여준 또래들 사이에서의 관계와 관점의 다름에서 더 나아가, 가족 구성원 간에도 그러한 차이가 있음을 작가는 심플하면서도 위트 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밀화에 능한 작가가 그려낸 분홍색 페인트의 액체성은 묻어나며 튀겨지고 질펀하게 질척거리는 일련의 광경에 역동적으로 묘사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그 움직임을 따라가게끔 합니다. 또한 분홍색 페인트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검정으로 간결하게 표현, 시각적인 대비효과를 극대화시킴으로써 페인트의 움직임을 더 효과적으로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완성하는 긴 시간 동안 새로운 표현법에 대해 지치지 않고 탐구하며, 마치 자신이 페인트를 튀기며 놀고 있는 듯한 이선미 작가의 모습을 보는 것은 편집자로서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